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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채은

유투버로 데뷔한 의사친

가운 벗고 화면 앞에 선 의사 & 약사

 

유투브가 밀레니얼 세대, Z세대의 새로운 검색 창구로 떠올랐다. 그 영향인지, 지식인에서 활동이 두드러지던 의사 채택왕들의 시대는 지고, 유투버로 데뷔하는 영상 속의 의사, 약사들이 관심을 모으는 중. 얼굴 보고 물어보기 어려웠던, 그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던 의학 관련 정보들을 대방출하면서 끙끙 앓던 사람들의 가려운 등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지식채널의 세대교체


그동안 편견과 잘못된 지식들이 난무했던 분야로 대표적인 산부인과는 해당 전문의들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지식인에서 채택왕 1-2위를 꾸준히 차지했었다. 그만큼 믿을만한 관련 정보와 비대면으로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장소에 대한 니즈는 대단했다. 하지만 개인적인 증상을 위주로 답변을 받다 보니 포괄적으로 정리된 지식을 얻기는 어려웠던 것. 점차 지식인 내에서 그 비중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여전히 사람들은 우리들의 몸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고 그 수요도 늘어나는데 다들 어디로 떠난 걸까?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건 바로, 의사 유투버들. 영상과 이미지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콘텐츠 자체를 재미있게 소비할 수 있게 제작하고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소통을 강점으로 빠르게 팬덤을 양성하고 있다. 


유투브 채널, 우리 동네 산부인과 (우리동산)

올해 5월, 우리 동네 산부인과 (줄여서 ‘우리 동산’)라는 채널을 개설한 3명의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구독자를 모으고 있는 상황. 3.31만 명이라는 구독자의 수에 비해 몇 영상은 25만 뷰를 넘어서면서 여성 건강, 임신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채널로서 톡톡히 역할을 해내고 있다. 질염을 설명하는 에피소드를 살펴보면, 전문용어를 사용하며 종류를 전문적으로 설명하는 모습에서 포스가 뿜어져 나오고 신뢰가 간다. 그렇지만 남자 의사가 공감하지 못하는 실제 생활 속 상황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몰랐다’라고 고백하며 인간적이고 친근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환자들이 진찰을 보러 갈 때 바쁜 의사 선생님들로부터 듣지 못했던 비하인드, 일상 속 예방 방법까지 들어볼 수 있는 유투브는 대중들이 의학에 대해 느끼는 문턱을 낮춰주고  있는 셈이다.



화면으로 만나는 의사 친구들


‘의사들이 의학드라마를 본다면’ 시리즈로 트래픽을 모으며 구독자 50만을 향해 꾸준히 달려가는 '닥터 프렌즈'는 의사가 유투버로서 전달할 수 있는 다양한 방향의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 내과, 이비인후과, 정신과 전문의인 친구들이 의기투합한 이 채널은 단순히 의학정보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유투브로 번 수입을 기부하기도 하고, 조혈모 세포 기증과 장기기증에 관련된 루머를 종식시키고 적극적으로 장려하며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세 명의 전문의가 함께하는 닥터 프렌즈. 선한 인플루언서로 맹활약 중이다

치과, 정형외과, 소아청소년과 등 여러 과의 의사들이 모여 개설한 채널, 의사친은 최근 ‘필러 맞지 말라’는 현직 성형외과 의사가 참여한 영상으로 채널 내 첫 100만 뷰를 넘겼다. 남사친 여사친은 선택이지만 의사친은 필수라는 슬로건으로 활동 중인 이 채널 역시 과잉진료를 지양하고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는데 앞장서고 있다. 성형외과, 산부인과같이 비교적 정보교류가 잘 되지 않았던, 쉬쉬했던 분야의 영상들이 트래픽을 모으면서 쌍끌이를 하고 있는 상황.


사실 하얀 가운 유투버들은 미국에서 먼저 시장이 구축되었다. 의료보험, 의료시스템을 누리지 못하는 인구가 많기 때문. 의사와 대면할 때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사람들이 그전에 거쳐가는 궁금증과 걱정 해소를 위한 루트였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대표적 사례로는 Doctor Mike가 독보적이다. 가정의학을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는 분야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활동 중인 그는 456만 명의 구독자 보유한 의사 셀럽. 훈훈한 외모와 꾸준한 업로드를 바탕으로 인기몰이중이다.


대형 인플루언서가 되어버린 미국 의사 Doctor Mike

반면에 의사 유투버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도 없지 않다. 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주장을 하는, 면허가 취소된 일부 의사들이 운영하는 유투브는 주의해야 한다는 뉴스 보도가 있었을 정도. 증명되지 않은 안아키, 개 구충제를 이용한 항암치료 등 가짜 정보, 광고성 영상들도 많이 업로드되기 때문에 정보를 걸러서 볼 수 있는 안목이 요구된다. 대한의사협회가 지켜야 할 SNS 가이드라인을 따로 발표하면서 앞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는 사안이다. 



레드오션 홈트를 넘어서 블루오션 건기식 채널


약사 유투버도 덩달아 호황을 맞이했다. 기성세대가 건강에 관심을 쏟는 방식이 보험, 연금같이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었다면 밀레니얼 세대의 건강에 대한 관심은 단연 건강기능식품과 홈트레이닝이다. 그중에서도 레드오션인 홈 트레이닝 전문 유투브 시장을 넘어서 당장 느끼는 증상을  덜어줄 약과 영양제를 소개해주는 약사 유투버들이 떠올랐다. 시험기간 피로회복제로 95만 뷰를 기록한 약쿠르트, 영양제 부작용을 숨김없이 설명하는 약사가 들려주는 약이야기가 대표적이다. 약쿠르트가 연고, 소화제, 피임약 등을 자세하게 비교 분석해주는 채널이라면 약사가 들려주는 약이야기는 각 증상에 따른 맞는 영양제, 그 조합을 설명하면서 따라올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는 채널이다. 물론 보기 좋은 레이아웃, 훈훈한 외모의 유투버들이 인기를 끌기 마련이지만, 대중들의 니즈에 맞는 콘텐츠를 준비하는지, 전문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는지가 승패를 가르는 데에 한 몫하기도 한다. 


협찬이나 광고없이 각 제품의 성분을 꼼꼼하게 비교해주는 약쿠르트(위), 영양제 효능을 쉽게 풀어주는 약사가 해주는 약이야기(아래)

그래서 우리가 필요한 중간자! 


전문 분야와 대중을 연결해줄 수 있는 중간자의 역할은 중요하다. ‘그들만의 리그’와 실생활의 갭은 상상 이상으로 멀고도 깊다. 이전에는 전문 지식에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가미한 콘텐츠들을 생산이 텍스트 위주로 이루어졌다면, 앞으로 다가올 시대에는 영상으로 디지털 네이티브를 맞이해야 한다. 이는 의학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닥터 프렌즈의 또 다른 친구들, 로이어 프렌즈 (구독자 약 9만 명), 14F에서 아이돈케어 시리즈 진행하는 자산관리사 유수진 같이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될 수 있다. 어려운 정보를 쉽게, 현실적인 사례를 들어서 , 우리들의 입장에 빙의한 채 설명을 해주는 중간자들의 채널은 환영받는 콘텐츠로써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또한, 인플루언서가 된 중간자들은 각 분야의 도덕적 잣대를 준수하는 내에서 좋은 마케팅 매체로 활용될 수 도 있지 않을까?



가지 공장의


돈, 건강에 관심은 있는데 어떻게 관리할 줄 모르신다구요? 유투브에 어른이들을 위한 각양각색의 '인강'이 있답니다! 믿을만한 선생님이 런칭하는 서비스, 어플은 양산된 팬덤의 종착역이 될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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