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나현

인테리어 힙충의 시대


ㅡ미드 센추리 모던, 조명, 러그의 상승세 파헤쳐보기


최근 유튜브 트렌딩에 의외의 콘텐츠가 올라왔다. TV 프로그램의 편집본도 인기 아이돌의 뮤직비디오도 아닌 인플루언서인 수사샤 온라인 집들이다. 수사샤뿐만 아니라 오아이오아이 정예슬 대표, 에르메스 아트 디렉터 전상 현 등 유명인의 집을 소개하는 Vogue Living 콘텐츠 또한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남의 집에 대한 관심, 왜 이렇게 많아진 걸까?



힙(HIP)의 옷장 탈출기



원래 인테리어라고 하면 아침 방송에서나 볼 수 있는 주제로 집의 실세인 엄마들을 위한 콘텐츠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방송에 공개된 집들도 사회적으로 인망 있는 나이 지긋한 사업가나 연예인의 집들이 주였다. 하지만 이제는 오아이오아이 정예슬 대표나 전형적인 미디어 매체를 통하지 않아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플루언서들의 자체 룸 투어와 집들이 콘텐츠들에 2030이 열광한다. 본인들의 워너비로 삼는 ‘힙’한 인플루언서와 유명인의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배경인 집의 요모조모가 너무나도 궁금하다.


집 이전에는 패션이 있었다. #ootd, #데일리룩이 인스타그램 피드를 장식하고 소위 옷잘러라고 하는 옷을 잘 입는 사람들이 ‘힙’하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나 혼자 산다와 같은 채널을 통해 집이라는 공간이 온라인으로 생중계가 되는 시대가 만들어지면서 옷은 그저 단면적인 부분에 불과해졌다. 집이야말로 지극히 사적인 공간이며 취향의 총 집합체이기 때문이다. 2030에게 ‘힙’이란 본인만의 확고한 취향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기에 취향의 종착역인 ‘집’만큼 매력적인 것은 없다. ‘힙’한 인플루언서들인 수사샤와 선요의 집이 공개되면 사람들에게 항상 화제인 이유다. 이들만의 특색 있는 감각이 듬뿍 묻어나있기 때문이다.



30만뷰를 달성한 수사샤 랜선 집들이, 평균 좋아요 1만을 훌쩍 넘는 선요의 집 (출처: 수사샤 유튜브, 선요 인스타그램)


하지만 인플루언서가 집 꾸미기 열풍의 모든 이유는 아니다. 인테리어는 2030 세대에게 더 이상 결혼을 통해 부모님으로부터 분가하면서 하게 되는 머나먼 고민이 아니게 되었다는 점도 집 꾸미기 열풍에 박차를 가한다. 20대 초반부터 일찍이 자취를 시작하는 사람들도 많아졌고 결혼 계획이 없는 싱글족들이 늘어나면서 자취방은 결혼 전 임시로 사는 공간에서 오롯한 나만의 공간이라는 개념이 강해졌다. 또한 코로나 이후 늘어난 집콕족들이 하나둘씩 집 꾸미기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미니멀, 빈티지, 미드 센추리 모던과 같이 방의 콘셉트를 정하고 이에 맞춰 가구를 수집하며 더 넓은 취향의 세계관을 구축해 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각 인테리어 컨셉에 맞게 꾸민 공간을 공유하는 사람들



힙충에게 더 이상의 장벽은 없어요



집 꾸미기 시장도 인테리어계의 라이징 소비자, 2030 힙충들의 니즈에 맞춰지고 있다. 바닥에만 까는 제품이라고 생각되었던 러그는 크기와 재질까지 다양하게 만들어져 벽에는 태피스트리처럼, 소파에는 커버로, 침대에는 그저 펼쳐두어도 감각적인 연출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다. 또한, 한 번쯤은 들어봤을 미드 센추리 모던의 인테리어를 위해 고가의 모듈 가구를 눈물의 할부로 구입하고, 자취방 = 이케아 스태드의 공식을 깨고 아르떼미떼의 주황색 버섯 조명과 기본 70~100만 원대를 호가하는 루이스 폴센 조명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게 되었다.



다양하게 러그를 이용한 인테리어와 조명 인테리어 (출처: 좌부터 sosopub, slow down studio, gamgaak 인스타그램)


이렇게 점점 집 꾸미기에 대한 2030의 씀씀이가 커짐에 따라 주요 타깃이 4050이었던 가전류도 점점 젊어지고 있다. 삼성 비스포크 시리즈의 경우 광고부터 신혼부부를 포함, 더 넓은 젊은 세대를 타깃에 포함했다. 그 결과, 고가로 인식되는 생활가전임에도 제대로 갖추고 싶어 하는 젊은 싱글족에게도 알맞다는 인식을 새겼다. LG 전자 역시 2030 세대를 겨냥한 맞춤형 가전, LG 오브제 컬렉션을 론칭하여 구매자의 60%가 40대 이하라는 결과를 얻었다. 더 이상 인테리어 힙충들에게 가격은 장벽이 아닌 것이다.



타깃이 변화된 삼성 비스포크 제품 컨셉과 광고 (출처: 삼성 인스타그램, 유튜브)


집 꾸미기? 힙 꾸미기의 시대!



사람들이 이렇게 ‘집’이라는 공간에 열광하다 보니 요즘 핫한 브랜드들도 오프라인 팝업 했다 하면 ‘방’, ‘아파트’ 콘셉트인 것도 이해가 된다. 최근 사람들에게 입소문을 탔던 맹그로브의 노크노크 전시와 롯데월드의 로티 아파트 먼트 팝업이 대표적이다. 노크노크 전시는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유명한 유튜브 크리에이터 예진문과 같은 아티스 트들의 방을 콘셉트로 그저 예쁜 방이 아닌 개성 가득하게 꾸며진 방을 통해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로 인식되었다. 또한, 롯데월드의 로티 아파트먼트 팝업의 경우 그저 오래된 롯데월드의 마스코트였던 로티를 ‘로티의 퇴근 후 모습은 어떨까?’라는 주제로 ‘야근, 팀장이 답하다’라는 도서가 놓여 있는 책상, 맥시멀 리스트라는 로티의 성향답게 어디든지 꽉꽉 차여져 있는 소품들을 통해 2030에게 로티라는 캐릭터를 친근하게 리브랜딩 하였다.



인테리어 힙충을 사로잡은 맹그로브의 노크노크 전시와 로티 아파트먼트 팝업 (출처: 각 인스타그램 계정)


패션에서 힙이 옮겨왔듯이 인테리어는 하나의 정거장일 뿐이겠지만 당분간 2030 인테리어 힙쟁이들의 시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집은 더 이상 잠만 자고 쉬는 곳이 아닌 ‘힙’의 척도가 되었기 때문이다. 남들이 알아주는 명품 옷을 사듯이 아트 러그와 같은 리빙 아이템을 구입하고, 특이한 바닥재와 화장실 수도꼭지 하나까지 디테일하게 고르는 세대는 더 이상 집을 가진 시니어 세대가 아니다. 영끌해서 명품 백을 사 모으듯 가구와 소품을 살 것이다. 점점 사적인 부분인 취향의 영역 확장에 집착할 2030, 이들의 취향 확장성을 돕는 아이템들이 주목을 받을 것 같다. 인플루언서들과의 콜라보 패션 아이템들이 불티나게 팔리듯 콜라보 리빙 아이템들이 흔해지고 미술 애장품 전시처럼 000의 가구 애장품 전시가 인기를 끌 수도 있다. 또한, 다양한 프리미엄 가구의 주문 제작을 도와주는 플랫폼이 등장해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지도 모를 일이다.


가지 공장 한 줄 평


ㅡ 2030 힙쟁이들이 만들어 낸 인테리어의 새로운 모습, '힙'은 인테리어를 어디까지 변화시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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