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런런런~ 별난(?) 마라톤이 뜬다!
러닝이 핫하다. 바야흐로 러닝 전성시대! 나이키 런 클럽(NRC, Nike Run Club)과 스트라바(Strava)가 일으킨 ‘인증 경쟁’이 한몫했다. 그 인기를 증명하듯 각종 비대면 ‘버추얼런'이 쏟아지는 요즘. 운동 좀 한다는 MZ세대 사이에서는 ‘OO런’이 유행이다. 대회 이름도 MZ 스럽다. 작년 SNS가 등산을 통한 ‘정상 인증’으로 뜨거웠다면, 올해는 러닝 완주 후 받은 ‘메달 인증’이 핫하다.
# 위기에 빠진 동물을 위해 달려 주세요!.. ‘애니멀런’
러닝 열풍을 이끌고 있는 애니멀런.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는 대표적인 ‘기부런’이다. 작년 겨울 ‘순록런’을 시작으로 매달 새로운 멸종위기 동물이 등장한다. 올해 6월에 개최하는 7번째 레이스의 주인공은 ‘사자'. 벌써부터 발 빠른 러너들은 ‘사자런’ 준비에 한창이다. 광클하지 않으면 신청조차 못하는 현실. 런강신청(러닝+수강신청)이 따로 없다. 500명으로 시작했던 참가인원 제한은 최근 5,000명까지 늘어나면서 그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다. 요즘 가장 핫한 ‘OO런’답다.
# 반려견과 함께 하는 마라톤.. ‘댕댕런’
개통령 강형욱이 선택한 마라톤, 댕댕런! 2018년을 시작으로 올해 4번째를 맞았다. ‘개라톤(강아지+마라톤)’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만큼 댕댕런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코로나 이전, 댕댕런은 그야말로 별나다. 신나서 앞만 보고 달려가는 비글, 말 안 듣고 딴짓하는 레트리버, 반려견 때문에 난감해하는 주인들까지.. 언뜻 보면 대회라기보다 대규모 정모처럼 보인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버추얼런’이라는 뚜렷한 콘셉트의 댕댕런. 완주시 사료 기부는 물론 애견인들에게는 최고의 ‘런’으로, 강아지들에게는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축제로 성장했다.
# 문화와 함께 달리는.. ‘컬쳐런’
문화 마라톤, 컬쳐런은 우리나라의 역사를 주제로 한다. 올해 3월, ‘3.1 운동’을 주제로 시작했던 대회는 4월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5월에는 ‘유네스코 지정 유산’을 다뤘다. 이름 그대로 역사와 함께 달리는 컬쳐런. 기념품 또한 의미 깊다. 안중근 의사의 손도장으로 만든 기념품과 태극기가 그려진 티셔츠가 대표적이다. 6월에는 어떤 주제와 뜻깊은 기념품으로 러너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컬쳐런은 역사의식과 함께 새로운 러닝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잘 나가는 ‘OO런’의 참가신청이 열리는 당일이면, 해당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 ‘OO런’에 이처럼 열광하고 광클까지 해서 참여하려는 이유는 뭘까?
달리면 기념 굿즈도 주고.. 인스타 인증까지!
MZ세대에게는 ‘인스타그래머블’ 한지가 선택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배달음식을 먹을 때는 패키지가, 카페를 갈 때는 맛보다는 인테리어가 중요하다. 어딜 가든 무엇을 먹든 ‘인증’을 빼놓을 수 없는 이들. 마라톤 대회도 예외는 아니다. 각종 테마런 중에서도 MZ세대의 환호를 받는 ‘런’은 따로 있다.
# 뛰고 모으고 즐기고, 나는야 ‘러닝 콜렉터!’
마라톤 대회는 더 이상 기록을 다투는 ‘겨루기’가 아니다. 달리기는 거들뿐.. 운동만을 강조하는 대회는 선택받기 어렵다. 가장 핫한 버추얼런 중 하나인 애니멀런은 특색 있는 동물 메달로 인기몰이 중이다. 태그 된 게시물(#애니멀런)도 메달 인증글로 가득하다. 개최 측은 콜렉터들을 위한 전시용 ‘메달 케이스’를 별도로 제작했다. 메달에 누구보다 진심인 애니멀런과 러너들.
애니멀런이 제공하는 건 메달이 다가 아니다. ‘스티커+메달+배번 표’ 3종 세트가 핵심! ‘다음 달은 무슨 동물 일까? 어떤 색다른 기념품이 나올까?’ 기존 대회에서 주는 창고행 기념품이나 글씨만 새긴 특색 없는 메달과는 급이 다르다. 매번 새롭고 유니크한 기념품은 MZ세대의 선택을 받기에 충분하다. 이쯤 되면 달리기 위한 대회라기보다 기념품을 위한 행사가 아닐까.
‘나 이 정도 달렸어, 어때?’ 뭐든 보여줘야 적성이 풀리는 MZ세대. 이들에게는 완주의 개념도 다르다. 기념품 사진에 태그를 달아 업로드하는 것까지가 진정한 완주!
절대 아무거나 인증하지 않아. ‘내가 만든 포트폴리오’
인증은 MZ세대에게 새로운 놀이이자 자기표현방식이다. 나만의 인증으로 채우는 인스타그램은 ‘나’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어필하는 ‘셀프 브랜딩’ 수단이다. 인스타그램은 일상을 공유하는 일기장에서 벗어나, 나를 이야기하는 포트폴리오가 되었다. 피드를 통해 나를 드러내고, 태그를 통해 본인을 홍보하는 MZ세대들. 이들에게 인증은 공짜로 받기 위해 올려주는 ‘무료 이벤트 참여하기’ 와는 차원이 다르다.
# 인증을 통한 미닝 아웃.. MZ세대의 ‘챌린지’ 놀이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불을 지핀 인증 놀이는 ‘덕분에 챌린지’를 거쳐, 최근 ‘올 페이퍼 챌린지’, ‘푸시업 챌린지’를 만들었다. 끊임없이 챌린지가 생겨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SNS에 자신만의 방법으로 사회 이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 내는 MZ세대. 이들에게 챌린지는 하나의 놀거리이자 인증을 통한 ‘미닝 아웃(Meaning Out)’이다. 선하고 올바른 게 곧 힙한 거라 생각하는 MZ세대에게 챌린지는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힙하게 꾸미기에 딱이다.
보여주기 위한 힙한 ‘러닝’과
또 다른 힙, ‘미닝 아웃’이 더해져
새로운 놀거리가 된 OO런
OO런은 ‘챌린지’와 닮아있다. MZ세대가 ‘OO런’을 선택한 이유는 유니크한 굿즈와 특별한 콘셉트 때문만이 아니다. 애니멀런은 기부를 통해 멸종위기 동물에게 안전을, 댕댕런은 유기견에게 사료를 준다. 러닝을 통해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까지 어필하는 MZ세대들. #애니멀런 #댕댕런을 태그 하는 순간, 멸종 동물과 유기견을 생각하는 의식 있고 멋있는 사람이 된다. 달리기도 뽐내고 나의 선함도 자랑하고! 힙한 운동, ‘러닝’과 선한 힙, ‘미닝 아웃’이 만나 새로운 챌린지가 만들어진 것이다. ‘미닝 아웃 러닝’은 MZ세대에게 가장 핫한 ‘인증’이자 또 하나의 힙한 ‘챌린지’로 선택받았다.
가지공장의 한 줄 평
MZ세대의 포트폴리오에 채워지는 ‘미닝 아웃 챌린지’
다음은 어떤 운동이 미닝 아웃과 더해져, 새로운 놀이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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