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인싸템이 되려면 흑당이 필수조건
흑당 트렌드,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까?
'타이거 슈가', '흑화당', '더 앨리'를 시작으로 카페에 ‘흑당 드링크’ 열풍이 몰아쳤던 2019년. 인스타 피드들은 얼룩덜룩한 흑당 밀크티로 도배된 지 오래다. 허니버터로 문을 열고 불닭과 마라로 일으켜 세운 뒤 흑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람들의 말처럼, 이제는 카페와 베이커리뿐만 아니라 편의점 PB 상품까지도 흑당 열풍에 동참했다. 도대체 ‘흑당’이 뭐길래, 이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동하게 하는 걸까?
미칠듯한 극강의 검은 단맛 흑당에 자작하게 졸여진 쫀득쫀득한 타피오카 펄의 습격
2019년 흑당이란?
원래 흑당은 사탕수수즙으로 만든 비정제당이다. 그런데 쫀득쫀득한 흑당에 졸인 타피오카 펄과 하얀 티가 절묘하게 섞인 대만 출신 흑당 밀크티를 줄여 ‘흑당’이라고 부르던 것이, 요즈음엔 펄 자체만이나 흑당 맛 만으로도 넓게 ‘흑당’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까맣고 반질반질한 펄이 얼룩덜룩하게 섞인 밀크티는 미치도록 달고 고소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엄지를 치켜들며 흑당에 매력에 빠졌다.
그런데 이 흑당 어딘가 옆 동네 마라랑 비슷해 보이지 않는가? 최근 들어 인사템이라고 불리는 음식들은 죄다 이국적인 중화풍의 음식들인 경우가 많다. 마라탕, 흑당 버블티, 대만식 샌드위치처럼 최근 우후죽순 늘어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만 봐도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단짠단짠 혹은 화끈한 매운맛으로 스트레스를 날리는 자극적인 맛이 특징이며 인증샷 찍기 좋은 비주얼은 덤이다. 젊은 층의 늘어난 중화권 여행도 이들 음식들이 뜨는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여행지에서 맛보았던 이국적인 강렬한 맛, 새롭지만 익숙한 자극적인 맛이 인스타 인싸음식으로 2019년 한국을 강타하고 있다.
흑당, 어디까지 먹어봤니?
혹자는 흑당 제품 카테고리가 "흑당, 너 어디까지 먹어봤니?"의 경쟁으로 번지는 모습이 걱정스럽다고 한다. 흑당 버블티를 넘어 흑당 막걸리, 흑당 아이스크림, 흑당 롤케이크, 흑당 팝콘, 흑당 빙수, 흑당 밀크티 떡까지 나오니, 이러다가 흑당 쌀밥, 흑당 떡볶이까지 나오겠다고... 하지만 흑당이나 마라는 기존 '대만 카스테라'와 달리 원푸드가 아닌 재료로 사용되는 것이 조금 다르다. 흑당 열풍이 가라앉아도 이국적인 소스로 충분히 수명을 이어나갈 수 있으며, 설탕이라는 카테고리 특성상 단맛이 필요한 음식에 무궁무진하게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흑당만 주력으로 취급하는 흑당 전문점들이다. 너도나도 흑당을 이국적인 새로운 재료로 사용한다면 굳이 흑당 전문점을 찾아갈 필요가 없어지게 될 것이고, 이는 영화 기생충의 '대만 카스테라'처럼 하루아침에 자영업자들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흑당 전문점들이 '대만 카스테라'가 되지 않으려면 전문점 다운 차별점이 분명 있어야 할 것이다.
흑당, 그 이후
또한 아직 흑당의 매력에 빠지지 않았다면, 흑당을 음식이 아닌 다른 카테고리로 확장시켜 보는 것은 어떨까? 먹는 흑당이 아닌 피부에 양보하세요 흑당! 타피오카 펄처럼 쫀쫀한 피부를 위해 흑설탕 스크럽을 대체할 새로운 매력적인 뷰티 원료가 될 수 있다.
마라에서 흑당까지, 빠르게 변화하는 맛의 유행을 따라잡기 위해서 앞으로는 세계 여행을 떠나야 할지 모른다. 최근 남프랑스와 쿠바 여행이 늘어났다고 하던데, 다음 이국적인 음식은 지중해 지역과 남미에서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물론 건강보다는 자극적인 맛이어야 하며 인스타에 올렸을 때 주목받을 만한 비주얼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가지공장의 한 줄 평
인싸 카페나 식당이 되고 싶나요?
그럼 아보카도와 앙버터, 그리고 흑당을 당신의 메뉴판에 추가해주세요. 참 쉽죠잉?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