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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종

게더타운에 내 삶을 ‘테라포밍’ 하다

*Terraforming ; 행성을 지구의 환경처럼 만드는 기술


가족, 친구 모임이나 스터디, 재택근무 등 비대면 온라인 그룹 활동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치열한 화상회의 플랫폼 경쟁 속에서 줌(Zoom)은 국민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우후죽순처럼 비대면 플랫폼이 등장하는 요즘. Zoom 말고 다른 플랫폼이 눈에 띈다.

이게 화상채팅이라고? 옛날 RPG 아니야??

연세대학교는 실시간 비대면 동아리 박람회 ‘동박타운’을, 숭실대학교는 학교를 그대로 구현한 ‘봄축제’를 게더타운으로 진행했다. 각종 비대면 행사나 축제에 자주 보이는 게더타운. 대학가뿐 아니라 뭘 좀 아는 회사들에게 요즘 ‘게더타운(Gather Town)’이 인기이다.

게더타운(Gather town) 사용 화면 / 게더타운안의 '직방' 온라인 업무공간

부동산 서비스 기업, 직방은 최근 오프라인 출근을 폐지하고 모든 업무를 ‘게더타운’으로 대체했다. 책상과 회의실은 물론이고 회사를 그럴듯하게 구현한 공간에는 없는 게 없다. 자기만의 색깔로 꾸민 아바타로 출근하는 직원들은 일하기 더 재미있고 편하다. 국민은행도 게더타운에 빠졌다. 효과적이고 편리한 협업을 위해 게더타운을 선택한 국민은행. 게더타운안에서 회의와 미팅이 가능한 KB만의 금융타운을 만들어가고 있다. 얼핏 보면 ‘바람의 나라’를 떠올리게 하는 비주얼. 게더타운은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비대면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


‘회상회의의 신세계를 열다’

각종 러브콜이 쇄도하는 게더타운,

그 만의 매력은 뭘까?


# ‘즐겁다’ ; 화상채팅이야? 게임이야?

게더타운의 가장 큰 특징은 ‘게임’스럽다는 점이다. 화상회의 서비스들 중에 단연 돋보인다. 게임 같다고 해서 전혀 어렵지 않다. 2D를 기반으로 하는 조작법은 방향키와 클릭이 끝이다. 높은 연령층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설명이 필요 없는 기본적인 조작법으로 공간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대화한다. 과거로 돌아간듯한 2D의 비주얼은 게더타운만의 강점이자 아이덴티티이다.

바람의 나라가 생각나는 2D 비주얼과 간단한 사용법 (출처:14F 유튜브)
# ‘간단하다’ ; 쉽고 편리한 비대면 플랫폼이 온다

비대면 서비스들은 설치부터 가입, 복잡한 시작 과정이 기본이다. 하지만 게더타운은 다르다. 성가신 설치나 과정이 따로 필요 없다. 이메일과 초대 링크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클릭 몇 번으로 참여할 수 있다. 게더타운은 점점 복잡해져 가는 서비스들 사이에서 ‘더 간편하게’, ‘더 쉽게’ 즐길 수 있는 방향을 제안한다.


# ‘진짜 같다’ ; 겉모습에 가려진 반전 매력을 뽐내다

뒤쳐진 아날로그처럼 보이지만 그 안의 기술들은 현실을 반영한 그 어떤 가짜보다 더 진짜 같다. 서로의 캐릭터가 가까워지면 카메라가 켜지면서, 목소리가 들린다. 반대로 멀어지면 소리가 작아지며, 화면이 사라진다. 실생활에서 대화하는 것처럼, 마주하고 소통하는 ‘대화의 과정’이 그대로 녹아있다. 화이트보드 같이 보기, 내 자리 꾸미기, 동료 자리에 메모 남기기 등 현실 같은 디테일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구식의 그래픽 뒤에 숨겨져 있는 게더타운만의 섬세함은 그 어떤 플랫폼보다 ‘감성적인 현실감’을 충족시켜준다.


근데 이거 요즘 핫한 ‘제페토’랑 비슷한데?

전 세계 2억 명이 선택한 가상공간, 제페토

게더타운.. ‘줌(Zoom)이야? 제페토(Zepetto)야?’

“Building a better way to Meet online” 게더타운이 그리는 ‘화상 미팅과 가상공간’의 완벽한 하모니

게더타운을 ‘화상채팅을 보완한 서비스’라고 설명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재택근무 플랫폼으로 주목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게더타운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은 그보다 더 무궁무진하다. Zoom, Google Meet와 같은 ‘의견 교류 & 의사소통(Communication)’에 초점이 맞춰진 화상회의 플랫폼과 동물의숲, 제페토와 같은 ‘놀이 & 친목도모(Social)’에 강점이 있는 가상공간 플랫폼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화상회의 플랫폼 'Zoom(줌)' / 가상공간 플랫폼 'Zepeto(제페토)'

게더타운은 화상채팅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다. 의사소통 기능은 물론이고, 온라인상에서 서로가 ‘만나는’ 상호작용은 마치 같은 공간에 함께 있는 것 같은 공간 감각을 느끼게 한다. 현실과 가상공간 사이에서 자연스러운 연결 고리 역할을 하는 게더타운. 공적인 의사소통이 주는 팽팽한 긴장감과 사적인 친목도모에서 오는 느슨한 안정감, 그 사이에서 어느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적절한 균형을 유지한다.

화상채팅부터 3D 메타버스까지..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상공간 시대.

게더타운에 열광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메마른 메타버스 속, ‘사람다움’을 느끼다

게더타운은 첨단 기술이 강조되는 각종 메타버스 플랫폼들과 결이 다르다. 현실 반영된 디테일한 기능들에는 이용자 개개인을 생각하는 ‘배려와 인간미’가 녹아있다. 기존의 화상채팅은 주최자 입장에서의 단방향 세미나 형태가 대부분이다. 게더타운은 대규모 콘퍼런스는 물론이고 소그룹 대화, 개인 간의 수다 등 자유롭게 참여하고 대화를 열 수 있는 권한이 모두에게 있다. 대화가 곤란하거나 자리를 비워야 할 때는 ‘업무 모드’나 ‘바쁨 모드’ 등 거부할 수 있는 선택권도 주어진다.


화상채팅은 영상을 통해 다른 사람과 원하든 원치 않든 장시간 마주하고 있어야 한다. 과거 학교의 강압적 교육시스템처럼 회사의 입장에서 짜인 구조다. 게더타운은 그 생각을 뒤집었다. ‘물리적으로 떨어진 상대방과 소통할 수 있다’는 화상채팅의 장점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잘’ 소통하고, ‘제대로’ 소통하는 방법을 생각했다. 실제 회사처럼 분리되어 있는 자기만의 공간과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현실감각은 이용자에게 자유롭고 주체적인 소통을 할 수 있는 여유를 준다.


메타버스의 틈새를 노리는 게더타운.

동물의숲과 제페토를 넘어서는

‘New Metaverse’를 꿈꾸다

게더타운은 줌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하지만 게더타운의 목표는 줌에 그치지 않는다. 전 세계 2억 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는 ‘제페토’. 화상 회의하면 줌, 메타버스 하면 제페토인 시대에서 게더타운은 줌과 제페토 모두를 위협하는 플랫폼으로 성장 중이다.

방에서 우리 동네까지.. 누구나 쉽게 있는 심시티

제페토, 로블록스와 같은 메타버스는 더 사람 같은 아바타, 실제와 같은 공간과 배경을 제공한다. 진짜 같은 3D 아바타는 옷이나 신발, 장신구로 패션감각을 뽐내는 재미가 있다. 자신을 대변하는 아바타 꾸미기에 열을 올리며, 아바타 셀카나 영상을 찍어 서로 경쟁하고 공유한다. 이용자가 옷까지 직접 만들어 팔기 시작한 제페토. 구찌, 나이키, 푸마 등 패션 브랜드들이 제페토를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는 이유다.

고퀄리티의 그래픽을 제공하는 제페토와 같은 플랫폼은 ‘맵’을 만들거나 공간을 확장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2D의 게더타운에서는 누구나 쉽게 원하는 공간을 만든다. 네모난 블록의 세계 ‘마인크래프트’에서 나만의 월드를 만들거나 ‘동물의 숲’에서 각자의 섬을 꾸미는 느낌이랄까. 게더타운 브이로그에 집이나 회사를 구현하는 영상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제페토와 협업한 '구찌'와 '디올' / 제페토의 아바타 '커스터마이징'

제페토가 ‘본인 꾸미기’에 초점이 맞춰있다면, 게더타운은 ‘공간 구현’에 특화돼있다. 플랫폼의 특성으로, 제페토에서는 아바타를 꾸미는데 필요한 패션시장이 떠올랐다. 공간의 확장성이 높은 게더타운에서는 그와 다른 잠재력이 있다. 규모에 상관없이, 공간을 필요로 하는 비즈니스들에게 게더타운은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인 것이다.

안에서 펼쳐지는

스마트폰 세상을 넘어,

‘게더타운’안에 제2의 삶을 이주시키다


공간의 확장성 못지않게 화상 ‘대면대화’도 중요한 포인트이다. ‘아바타와 아바타’ 간의 음성 소통 기능만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과는 다르게 게더타운은 화상채팅을 통해 얼굴을 보고 대화하는 ‘사람과 사람’ 간의 소통이 기본이다. 누가 누구인지 모르는 가상인물이 아닌 얼굴을 마주 보는 ‘대면’은 이용자에게 신뢰감을 느끼게 한다. ‘비대면 안에서의 대면’은 마치 현실세계의 은행, 편의점, 영화관 ‘캐셔’처럼 믿음을 준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모든 생활이 손 안에서 가능한 시대. 가까운 미래에는 메타버스 안에서 쇼핑도 하고 장도 보고 은행업무도하고, 뭐든 다 할 수 있는 세상이 올 것이다. 친구들과 게더타운에서 만나 CGV타운에서 표를 끊고 영화관에서 함께 영화를 보며 수다를 떨거나, CU타운에서 아바타로 과자와 맥주를 사면 즉시 집으로 배달되는 시대가 얼마 남지 않았다. 게더타운이 이끄는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메타버스 이커머스의 미래. 머지않아 현실이 될 게더타운안에서의 ‘테라포밍’을 기대해본다.

가지공장의

새로운 서비스 재개를 앞두고 있는 그때 시절 ‘싸이월드’. 추억팔이 사진첩으로 남지 않기 위해서는 가상과 현실을 잇는 ‘게더타운’스러운 플랫폼이 돼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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