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채은

내추럴 와인의 세계


힙의 척도가 된 내추럴 와인


핫하다 하는 동네에 하나둘씩 늘어나는 내추럴 와인 바, 최근 가지 공장이 위치한 삼각지에도 하나 둘 생겨났다. 통유리 창에 간판이 없는 파브, 긴 테이블과 바로 이루어진 음, LP바 컨셉의 아담한 클로스까지. 개성 넘치는 내추럴 와인 못지않게 다양한 바들이 생겨나면서 주중에도 사람들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힙해지는 동네 삼각지, 그리고 하나 둘 생겨나는 내추럴 와인 바 (왼쪽부터 클로스, 파브, 음 순서 / 출처는 각 인스타 계정)

와인은 취하기 위한 술이라기보다는 향과 맛을 즐기는 문화로 여겨진다. 종류도 천차만별이고 나라별 인증제, 등급제로 분류하기도 하니 왠지 공부해야 할 교양의 덕목같이 느껴진다. 그래서 대중들에게 일반 와인을 통칭하는 컨벤셔널 와인은 장벽을 느끼는 대상이 되기도 한다. 반면에 내추럴 와인은 기존의 기준을 뒤엎고 마이웨이를 걷는 제품들이다. ‘보존제인 이산화황을 넣지 않은 와인’ 일 뿐인데 이를 지키며 와인을 만들기 위해 많은 연구를 통해 완성된 내추럴 와인. 어떻게 힙스터들이 찾는 가장 트렌디한 음료이자 술이 되었을까?



까다로워진 소비자의 입맛에 딱 맞춘 힙한 내추럴 와인의 세계를 엿보는 시간


우선 소비자들이 변했다. 그들은 더 비싼 라벨보다 재료와 과정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유기농, 자연농법, 무첨가를 소비하던 사람들이 마시는 것을 고를 때에도 하나하나 신경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들에게 내추럴 와인은 매력 포인트가 넘친다. 포도 껍질에 있는 자연 효모로 발효시키기 때문에 유기농 혹은 비오디나미 방식으로 재배된 포도만 사용해 만드는 것이 내추럴 와인의 가장 큰 특징이다. 비료나 농약이 필수 효모들을 죽이기 때문에 그렇다. 심지어 내추럴 와인은 완전한 비건들을 위한 와인이다. 컨벤셔널 와인은 완성되고 나면 탁한 와인을 청징 작업을 하게 되고 이때 생선의 부레에서 나오는 풀이나 계란 흰자를 이용하기 때문에 비건 인증을 받을 수 없다. 이 작업이 생략된 내추럴 와인은 약간의 침전물이 종종 보이기도 하지만 그 나름의 장점을 무기로 차별화 한다. 



매력적인 리미티드


까다롭고 제한이 많아 소량 생산만 가능한 내추럴 와인. 아직까지 일반 소매점이나 레스토랑에서 취급하지 않는 리미티드 포지셔닝도 더욱 힙스터들을 유혹하는 장치들이다. 언제나 어디서나 맛보기 힘든 만큼 찾는 사람들의 도전 의지를 불타게 하는 것이다. 개성 있고 예측 불가능한 맛은 색다른 재미를 준다. 내추럴 와인 안에서도 클래식 와인같이 지역의 느낌을 표현하고자 한 라인과 호불호를 탈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펑키한 라인이 있으니 입맛에 맞는 것을 찾으면 된다. 국내에서는 내추럴 와인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TBD와 에이커-Acre를 시작으로 이제는 전국에 서서히 퍼지고 있는 중.

김기환 대표의 내추럴 와인 바 1호 TBD, 2호 Acre

전형성을 타파한 의외성과 매력적인 라벨링


스파클링, 레드, 로제, 화이트로 분류되는 와인 종류에 오렌지, 펫낫 (Pet-Nat) 추가하면서 소비자들은 더 넓은 선택권을 가지게 되었다. 오렌지 와인은 청포도를 껍질 포함 발효하면서 화이트 와인에 상큼한 향을 더하고 타닌으로 인해 구조감이 느껴지는 종류. 펫낫은 발효가 덜 끝났을 때 밀봉을 하면서 원래 발효과정에서 날아가는 향이 남게 되고 가벼운 탄산이 포함한다. 이산화황이 극소량 첨가되거나 아예 배제되면서 숙취도 덜 하다고 하니 팔 벌려 환영할 일이다. 

내추럴 와인의 얼굴, 아티스틱한 레이블들 (Photo by Ted Cavanaugh)

무엇보다 예술적이고 화려한 레이블들이 ‘내추럴 와인 = 힙’ 공식을 완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일러스트, 과감한 색 조합으로 눈길을 끄는 레이블은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규정에 벗어난 제조 과정을 거치면 좋은 등급을 받기 힘든 와인의 세계에서 젊은 예술가들과의 협업은 하나의 전략이었다. 시각적 매력 덕분에 내추럴 와인은 인스타그램에 많이 노출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로 널리 퍼져나갈 수 있지 않았을까. 기본 가격대가 높은 편이긴 하지만 상한선 없이 끝없이 올라가는 빈티지 와인과 비교하면 취향의 발견을 위해 투자하는 2030에게 충분히 가치가 있는 경험이다.



내추럴 와인시장 때문에 뜨는 새로운 외식사업에 주목하자.

내추럴 와인을 즐길 때 인스타그램에 항상 함께 등장하는 플레터가 있다. 유어네이키드치즈는 브랜드 이름 그대로 치즈를 취급하는 내추럴 와인샵이다. 이곳에는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여러 종류의 치즈와 올리브, 초리조나 프로슈토 같은 염지육을 모아 판매하는 플레이트가 있다.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요즘 캠핑이나 소풍을 즐기는 사람들에겐 완벽한 간식이자 안주로 사랑받는다. 사진으로 남기기에 아름답고 휴대성은 훌륭하다. 


내추럴 와인과 함께하면 좋은 플레이트를 패키지로 즐기다 (좌: 신사동에 위치한 위키드 와이프, 우: 성수동에 위치한 유어네이키드치즈)

위키드 와이프에서는 TPO(Time+Place+Occasion)에 맞는 패키지들을 선보였다. 내추럴 스파클링 파티팩은 이탈리아 펫낫 한 병과 치즈 플레이트, 샐러드, 파스타, 등으로 구성해 식사, 안주, 와인, 그리고 파티용품까지 모두 담았다. 주세법이 개정되면서 배달이 가능해진 주류지만, 음식값을 넘는 술은 불법이라는 점을 참고하여 열심히 고안한 조합이다. 위의 파티팩 외에도 그린 와인 패키지, 넷플릭스 페어링 세트 등 재미있는 구성이 돋보인다. 크래커, 하몽, 치아바타 등으로 만든 핑거푸드를 곁들인 내추럴 와인은 인스타그래머블한 콘텐츠가 된다. 



코로나 이후 세대, 테이스트 반영된 작은 사치에 더 열광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주류는 무알코올과 혼성주, 그리고 와인이다. Z세대는 취하기 위해 술을 먹는 세대가 아니라 취향에 맞는 미식의 범위로 술을 즐기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들에게 고급 와인을 즐길 경제력은 없지만,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구축하고 취향을 과시하고 들어낼 수 있는 매개체로써 내추럴 와인은 최적이다. 매일 같이 사 먹는 커피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소비이다. 일상에서 벗어나 특별하게 즐기는 경험을 일종의 자기 계발과 인풋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원데이 클래스, 유료 모임 플랫폼도 호황이다. 그런 맥락에서 내추럴 와인은 오감으로 즐기는 새로운 문물의 역할을 다하는 셈이다. 


요즘 힙스터들이 열광하는 아이템으로는 빈티지 글라스, 젊은 작가의 도자 그릇, 분위기를 좌우하는 조명 등이 있다. 이런 것은 내추럴 와인처럼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의 일상을 위한 투자가 된다. 자주 매일같이 구매하는 물품이 아니기 때문에 한번 구매할 때 스스로에게 어울리고 좋아하는 것을 고른다. 더 세분화되는 취향의 세계에 입문하는 시작점으로 내추럴 와인은 어떨까?


가지 공장의


뜨는 동네를 찾고 싶은가? 그럼 새로 생긴 내추럴 와인 바를 찾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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